반포지리(反哺之理)

“도로 먹이는 이치”, “되갚는 이치”라는 말입니다. 까마귀는 부화한 지 60일 동안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지만 이후 새끼가 다 자라면 먹이 사냥에 힘이 부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어 오히려 새끼가 어미를 먹여 살린다고 합니다. 이 비유를 빌어와 자식이 자라서 어버이의 은혜를 보답하는 효성이라는 고사성어 반포지효(反哺之孝)에서 나온 말입니다. 

 

앞에서 천지부모(天地父母)에 대해 알아봤는데, 우리를 낳아준 부모와 같은 천지의 은혜를 되갚는 길을 찾는 것이 반포지리(反哺之理)요, 바로 이것이 생명사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돈만을 위해 생명의 근원인 땅을 오염시키는 공업사회의 대안으로 농업이 근간이 되는 사회를 말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농업이라고 해도 농약과 화학비료로 땅을 더럽히는 기존의 농법에서 벗어나 어머니 대지를 살리는 길이 바로 천지부모에 대한 보은(報恩)이며, 우리 밥상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일원상(一圓相)의 진리를 신앙하는 원불교에서는 일원상을 구성하는 4은(恩) 가운데 부모은(父母恩), 동포은(同胞恩), 법률은(法律恩)과 더불어 천지은(天地恩)을 넣고, 이에 보은(報恩)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도 바로 반포지리와 일치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