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심과 살림 8.5호(2017년 봄)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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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간으로 발간되었던 모심과 살림이 계간으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8.5호의 준비기를 거쳐 9호(2017 여름)부터 정기호로 발간할 예정입니다.

생명·협동운동의 이론과 담론, 한살림 안팎의 보다 다양한 현장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소개하려 합니다.

 

모심과 살림 8.5호 (2017년 봄)

 

시선   촛불광장에서 발견한 유대와 네트워크를 향한 열망   / 류하

 

기획   한살림운동, 돌아보기 발견하기 내다보기

지역에서 쓰는 한살림운동사 – 기록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다   / 김현

놓아버린 이름, 붙들지 못한 이름 – 여성생산자   / 정봉연

지속가능성의 관점으로 본 한살림운동   / 하만조

매식과 혼밥의 시대, 밥 운동의 새로움을 찾다   / 김민경 김지연 백기욱 정영미

 

현장   참사랑 동물복지농장, 생명 폐기처분에 반대하는 우리 모두의 현장   / 김현지

사람   청년 활동가, 지역 주민으로 살다   / 조영주

   자본주의 너머 탈성장사회로 가는 길   / 홍덕화

살림의 길   자림과 공생의 기술로 '다른 풍요'를 제작하다 – 청년과 함께 시작하는 '비전화공방 서울'   / 김이경

 

펴내는 글 중에서

지난해 30년을 맞은 한살림운동, 그 안에도 스스로의 역사를 정리하고 기록해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작업을 다시 기록했습니다. 서울만이 아니라 저마다의 지역에서 서로 다른 무대와 인물들이 등장하는 각각의 ‘시작’, 그리고 그로부터 20년, 25년, 30년이 흘러 지금의 자리에서 자신들의 역사를 어떻게 기록했는지에 주목했습니다. 존재했으되 그 이름은 좀처럼 불린 적이 없었던, 그럼에도 한살림 30년 역사를 오롯이 함께해온 여성 생산자들의 이야기도 마침내 ‘기록’되었습니다. 필자의 표현처럼 그렇게 ‘붙들고 불러주어야 할’ 이름들이 함께 기억되길 바랍니다.

지속가능성 지표라는 또 다른 기준을 통해 한살림운동을 바라보고 평가한 작업도 소개했습니다. 한살림운동이 경제·사회·환경의 측면에서 각각 어떻게 기여해왔고 과제는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읽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지금 여기 각각의 현장과 활동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변화된 환경 속에서 밥 운동의 새로움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한편, 촛불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다양한 시선 가운데 사람들 간의 유대와 네트워크에 주목한 류하의 글은, 광장의 에너지를 ‘선거’가 아닌 촛불 이후 삶의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것으로 이어가자는 제안입니다, 일상의 삶과 관계, 그를 통해 무엇을 바꾸고 만들어갈 것인가, 스스로 어떤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계속 묻고 이야기하는 일이 광장 이후에도 계속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촛불 못지않게 지난겨울 전국을 덮쳤던 이슈는 조류독감입니다. 수천만 마리의 생명이 살처분되었지만 그 가운데는 실제 감염보다 ‘예방’이 라는 명목하에 훨씬 많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더욱이 그러한 결정이 때로는 비합리적이고 납득할 수 없는 논리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참사 랑농장’의 저항을 통해 환기하고자 했습니다. 반복되는 재난 속에 생명이 필요에 따라 폐기처분해도 되는 대상으로 여겨지는 현실, 그에 대한 우리의 감각이 무뎌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지역 주민이자 활동가로 살아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는 우리 삶과 삶터를 함께 변화시켜 나가는 마을 활동들의 의미, 눈에 잘 보이지 않았 지만 이웃에 함께 살고 있었던 청년들의 존재를 드러내 보여주었습니 다. 더 많은 청년들이 지역살림의 주인공으로 자기 존재를 드러내기를 바라며 지면에 소개하였습니다.

 

그동안 계속해 다루어온 탈성장이라는 화두는 히로이 요시노리의 『포스트 자본주의』에 담긴 탈성장 사회의 전망을 살펴보는 것을 통해 이어 갑니다. 탈성장의 담론을 현실에서 구체화시키기 위한 정치화 전략이 함께 이야기되어야 한다는 결론, 그와 함께 현재의 사회적 쟁점들에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후 논의를 통해 더 심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역시 문명 전환을 고민했던 한 일본인 발명가로부터 시작되어 서울에도 올해 초 문을 연 <비전화 공방>의 이야기 또한 흥미롭습니다. 물질과 정신이 같이 풍요로워지는 삶, 그를 위해 필요한 ‘공생기술’은 공방의 청년제작자들뿐 아니라 지금의 소비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 게도 꼭 필요한 기술이 아닐까요? ‘선택지를 넓히는’ 이러한 활동들이 즐겁게 삶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더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변화의 모습을 아직 완성하지 못해 1이 아닌 0.5를 더했습니다. 아마 절반보다는 조금 더, 하지만 1에는 미치지 못한 어디쯤이 아닌가 합니 다. 봄꽃이 이미 만개한 무렵에 늦은 봄호를 내어 놓습니다. 돌아오는 계절마다 담론과 논의의 깊이를 더하고 다양한 현장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어보려 합니다. 이를 더 많은 독자들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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