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토), 원주 역사박물관에서 무위당 23주기 기념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광장과 촛불 이후, 생명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한 발제와 지정토론, 그리고 참석자들의 자유토론으로 두 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무위당23주기 토론회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
촛불과 광장은 권력에 대한 문제제기뿐 아니라 한국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문제제기가 포함하는 것으로 보고, 일상의 운동과 삶이 어떻게 구성되며 그를 통해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는가를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한살림연수원 주요섭 사무처장은 '혼불(혼자촛불)'이라는 화두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무위당23주기 토론회 _ 주요섭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
골방에 있던 촛불이 광장으로 나오게 된 데에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요구, 광장을 메운 촛불의 숭고한 아름다움, 자기 존재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촛불 이후 생명운동의 실천에 대한 제안으로, 사회적 자각운동과 대화운동을 펼치고 그를 위한 그릇으로서 '무위의 집'을 마을과 동네마다 그리고 각자의 마음속에 짓는 운동을 펼쳐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살림협동조합 이무열 이사장은 촛불의 힘을 일상으로 이어가기 위한 두 가지 전제로 '나부터', 그리고 네트워크 광장과 커뮤니티 광장을 들었습니다. 광장의 변화를 통해 이제는 조직보다 의제, 공감이 중요해진 시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것, 그를 통해 나의 광장, 수많은 광장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욕망을 촉발시키고 살려내는 것, 그를 공공성과 커뮤니티로 연결시켜 내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위당23주기 토론회 _ 이무열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
네 분의 지정토론 가운데 첫 번째로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은 박근혜퇴진국민행동본부 상임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던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광장의 성격과 논의가 이전과 어떻게 달랐는지 이야기하고, 그 광장의 성과를 공동의 유산으로 하여 시민들이 자유롭게 자기를 표현하고 서로 소통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무위당23주기 토론회 _ 염형철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사무처장은 새로운 주체들이 전면적으로 등장했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조직에 속하지 않은 여성들, 소위 '영영페미'의 등장 등을 보면서 모두가 주인공일 수 있는 시대로 나아가는 데 있어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생명을 구체화하는 운동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의 물음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답으로 노동이나 경제를 재배치, 재구성하는 것으로 기본소득과 돌봄 등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무위당23주기 토론회 _ 이안소영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
인권운동사랑방 미류 활동가는 마찬가지로 광장과 촛불 이후 인권운동의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큰 방향에서 광장에서의 경험이 구체적인 일상을 바꾸는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를 위해 함께 고민과 이야기를 나누는 관계가 소중하고, 생명의 불평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이후, 타인의 고통이나 처한 조건에 대해 동료시민으로서 응답하고 책임지는 사회, 그러한 역량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위당23주기 토론회 _ 미류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
은평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윤호창 사무국장은, 지자체 단위의 여러 혁신사업들을 진행하는 속에서도 일상의 민주주의, 작은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촛불 광장에서 나온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 담론보다는 구체적 현장에서 토론을 통해 이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데 있어서 마을, 사회적경제, 협동조합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무위당23주기 토론회 _ 윤호창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
토론을 지켜본 박맹수 원광대 교수는 예전 1세대 생명운동을 이야기했던 분들이 생명을 억압하거나 죽이는 현상에 대해 온몸으로 맞섰음을 상기하며, 생명운동을 추상화하고 관념화하는 경향이 우리 안에 있지 않은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생명의 존엄을 드러내려고 고투하는 작고 미세한 움직임에 공감하는 생명운동, 귀를 열고 소통하며 구체적 현장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명운동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 밖에 각 지역에서 모인 참가자들로부터 지역에서의 촛불과 광장에 대한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위당23주기 토론회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
토론회 이후에는 강연과 무위당 만인회 문화총회가 이어졌습니다.
이현주 목사 강연 ⓒ김선기
경남 창녕에서 온 개똥이어린이예술단 등 다양한 공연과 이야기 마당이 펼쳐졌습니다.
우창수와 개똥이어린이예술단 공연 ⓒ김선기
김영주 전 무위당만인회 회장 인사말 ⓒ김선기
자리를 마련하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매년 5월, 무위당 선생을 뜻을 기리며 동시에 생명운동의 논의를 확산하고 심화하는 자리로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